본문 바로가기
old/IT 이야기

노키아의 변신 의도, 그리고 우리의 변화 방향

by 열야 2008. 10. 27.

노키아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핸드폰 제조사이다. 최근 9월만 하더라도 세계 핸드폰 시장 점유율 (시장 점유율이 주춤했음에도 불구하고) 30.4%를 차지하며 1위였다. 이런 최고의 단말 사업자가 갑자기 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미래의 위협: 핸드폰의 패망

가장 큰 문제는 단말 사업만으로는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한 것이 아닐까? 얼마 멀지 않은 미래에 디지털 컨버전스로 인해서 다양한 포터블 디바이스가 하나의 포터블 랩탑(Portable Laptop)으로 통합된다면, 기존의 핸드폰이라는 개념은 사라져 버릴 것이다. 이런 상황이 된다면, 핸드폰이라는 기기의 장점인 무선 통신 및 전화기능이 사라진다. 바야흐로 모든 (핸드폰이 아닌 mp3 player나 PMP등도 포함한 모든 포터블)단말이 유무선 네트워크에 연결되면, 모든 단말이 인터넷 폰 기능을 가지게 되어 전화기능을 갖게 된다. 이런 상황이라면, 노키아가 핸드폰으로 1등을 했던 시장이 포터블 랩탑이라는 시장으로 통합되게 되므로 기존의 방식의 사업만으로는 더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변신: H/W + S/W + Content 플랫폼의 구축

그렇다면 노키아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다름아닌 통합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신이다. 이미 갖추어진 핸드폰이라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포함해서, 심비안, S60과 Web Runtime이라는 S/W 플랫폼, 그리고 Ovi라는 컨텐츠 플랫폼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심비안, S60및 Web Runtime은 기존의 오픈 플랫폼을 제시한 애플이나, 구글, 야후, MS에 비해 인지도에서 많이 밀린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현재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생각한다면, 절대 간과할 수 없다. 특히, 시장 점유율로만 판단해서 세계 사람의 30%정도가 사용하는 단말의 플랫폼은 추후, 포터블 랩탑의 경쟁에서 사용자 Experience를 통해 강력함을 보여줄 수 있다. 플랫폼 뿐만 아니라, 음악, 지도, 게임, UCC&SNS, 광고 서비스를 한대 묶어 통합하는 OVI는 전세계의 인터넷 포털 사업자들이 주목해야할 만한 점이다. 특히, 기존의 포털 서비스의 경우, 유선망에서 PC위에서 동작하는 서비스를 기본으로 모바일 단말에 적용하는 형태이지만, 노키아의 OVI의 경우 모바일 단말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제공된다는 점이 차이가 있다. 이런 태생적인 차이는 모바일 랩탑 환경에서 노키아 OVI가 더욱 바르게 적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노키아 OVI

OVI에 대해서 말하기 전에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일부 노키아 단말에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위해 Skype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CDMA/GSM 단말기 제조 업체가 인터넷 전화 S/W를 단말에 탑재한 이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리고 다음은 OVI에 포함된 주요 서비스와 이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 노키아의 전략들이다.

사업 영역

서비스

주요 내용

음악 다운 로드

Music Store

  • 2006년 디지털 음원 회사인 라우드아이(Loudeye)를 6000만달러에 인수
  • Music Recommenders 출시
  • 곡당 1유로, 앨범당 10유로 판매 예정

게임

N-Gage

  • N-gage 1, 2의 실패 이후 3번째 버전
  • 디즈니, 세가, 소니, 유니버설 등과의 전략적 제휴
  • Ideo라는 디자인 회사와 협력 UI환경 대폭 개선

모바일 UCC & SNS

Mosh

  • 2007년 7월 미국의 사진 및 동영상 공유 서비스 기업인 Twango인수
  • 2007년 8월 모바일 UCC공유사이트 Mosh베타버전 출시
  • 기존의 Web2.0 UCC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서 구현

지도

Nokia Maps

  • 2007년 10월 나브텍(NAVTEQ)를 81억 불에 인수
  • N95, E90등의 26개 단말기를 이용하여 150여개국 ㄷ대상 서비스 제공

광고

Mobile AD Platform

  • 2007년 3월 Nokia Ad Service, Nokia Advertising Connector런칭
  • 2007년 9월에는 미국의 바일 광고 마케팅 대행사인 Enpocket을 인수한 뒤, 통합 모바일 광고 플랫폼으로 Mobile AD Platform 런칭

표 출처: http://blog.naver.com/sungrak1030/30028034095

국내 포터블 단말 회사들은...

필자 역시 국내 포터블 단말 회사에 재직하고 있기는 하지만, 디지털 컨버전스라는 위험한 기회가 다가옴을 알고도 어찌할 바를 몰라 움직이지 못하는 국내의 많은 포터블 단말 기업들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렇다고 국내 업체들도 노키아와 같은 형태의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삼성은 제외, 삼성은 노키아와 같은 전략으로 간다면 H/W인프라가 더욱 튼튼하므로 더욱 유리할 수 있다.) 노키아나 애플 같이 시장 지배력이 크고, 자본력이 뒷받침 된다면 하드웨어 인프라를 이용해서 자사의 플랫폼을 프로모션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 자사의 플랫폼을 제작하는 것도 힘들거니와, 만든다고 해도 후발주자로서의 위치와, 낮은 시장 지배력 등의 이유로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플랫폼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강력한 자본력이나 시장 지배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 기업들의 경우, 유력한 플랫폼에서 제공될 수 있는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방법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 생각한다. 특히, 요즘 같이 오픈 플랫폼 오픈 API등에 대해서 거인들이 표준이라는 파이를 놓고 전쟁을 할 때, 유용한 컨텐츠를 제공함은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해당 분야의 시장 선임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플랫폼이 경쟁하는 래드오션 환경에서는 유용한 컨텐츠가 없이 플랫폼만 존재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의 플랫폼 및 플랫폼 사용자들이 컨텐츠에 목말라한다. 이런 시기에 메이저급 플랫폼(Google, MS, Yahoo, 노키아, Apple)에 자사 컨텐츠를 포팅하여 출시한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