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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d/IT 이야기

포스트 위피와 국내 모바일 서비스

by 열야 2009. 3. 23.

우선,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위피 프로그램을 다년간 했으며, WIPI 표준규격("MC_"로 시작하는 API)만으로 현업에서 모든 리쿼스트를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함을 느끼고 WIPI 확장규격("OEMC_"로 시작하는 API)를 많이 추가하는데 일조를 한 프로그래머 출신입니다. 그리고 이 글은 필자 본인의 의견임을 주지하시기 바랍니다.

1. WIPI는 쓰레기다. (개발자 관점)
WIPI프로그램을 시작한 것은 2004년 초부터이다. WIPI가 SKT의 자회사 격인 INNOACE에 의해서 개발되서 도입된 것은 2003년 중후반 이었으나, 재대로 구현이 되지 않아서 많은 솔루션 업체들에게 많은 질타와 버그 리포팅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1.1 부적절한 API
WIPI의 가장 큰 문제는 현업을 격어보지 못한 저명한 프로그래머 전문가들이 만들었다는 것이다. 즉, 실용적이지 못하고 사용하기 너무나도 불편하며 불함리성을 갖고 있다.
 - 전역 변수를 제공하지 않는다. (heap을 전역변수로 Emulation해야 한다.)
 - C++를 불완전하게 지원하고 있다.
 - 공식적으로는 메모리 Address를 사용할 수 없다.
 -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하드웨어적인 API를 제공하지 않는다.

1.2 엉성한 개념에 의한 불함리성
기본적으로 WIPI에서는 두가지 형태의 App.를 제공한다. downloadable과 embedded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downloadable은 다운로드후 설치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고 embedded는 firmware와 같이 compile되어 나가는 S/W이다. 그러나, middle ware로서의 flexability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downloadable에 대한 개념이 강해야 맞다. 하지만, downloadable은 심각하게 낮은 performance를 보인다. 물론 이는, 규격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잘못 설계된 S/W는 아무리 유능한 프로그래머가 개발을 해도 불가능 한 것이다.

1.3 급조한 middle ware는 호환성이 없다.
BREW등과 같은 그나마 오래된 미들웨어나, 범용OS는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주 쉽게 다양한 Hardware에 이식될 수 있다. 그러나, WIPI를 그렇지 못하였다. 아무리 잘 설계된 S/W를 만든다 할지라도 핸드폰마다 새롭게 개발(기존 코드의 30%이상)해야만 하였다. 약간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업에 있을 때, 내가 개발했던 S/W는 40번의 컴파일하여 40개의 바이너리를 매번 배포해야만 했으며, 제조사에 따라서 따로 소스를 변경하여 보내줘야만 했다.

2. 국내 전용 WIPI는 방패일까? 독약일까?
(비즈니스 관점)

WIPI 솔루션 개발사의 가장 큰 문제점은 미래가 없다는 것이다. WIPI는 국내에서만 사용되고, 해외에서는 사용되지 않는다. 즉, 국내 솔루션 개발사와의 경쟁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갖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예로 NGB(SKT 왑 브라우져)의 경우 인프라웨어(주)가 텔레카와의 경쟁에서 아주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당시 신생 인프라웨어가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등의 마케팅의 승리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텔레카를 포함한 엑셀, 오페라 등의 해외 브라우져 업체가 국내 진출에 실패한 이유는 WIPI가 큰 역활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 진출이 원천적으로 힘들다는 것이다. WIPI기반으로 올인하여 개발한 솔루션을 BREW나 GSM에 맞는 형태의 솔루션으로 변경한다 든지, 제조사에 맞게 수정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겨운 적업이다.(개발은 단순히 코딩이 아니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테스트와 어드저스트먼트(adjustment)가 엄청난 자본이 소요된다.)
즉, 방패였을 수도 있으나, 방패 역활을 더 이상 하지 않는 WIPI는 국내 WIPI솔루션 개발사들에게 독약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Post WIPI... (After 2009년 4월)
이제 4월부터는 WIPI의무화가 사라져 버린다. 이제 새로운 단말들이 물밀듯이 들어올 것이고, 당양한 해외 솔루션들이 들어 올 것이다. 이에 대해서 국내 이통3사는 WIPI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하고 있다.(빗장 풀리는 위피의무화, 변화는 시작됐다 <ZDNet기사> 참고)
하지만 이는 얼마나 허울좋은 이기적인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3.1 WIPI에서 다른 플랫폼으로 전환을 막는다.
이제 2012년에는 범용 OS를 탐재한 핸드폰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통3사의 위와 같은 주장은 솔루션 개발사들이 새로운 OS로의 전향을 힘들게 한다. 개속적인 서비스의 유지는 결국 기존의 맨파워의 유지를 의미하며, 이는 발빠른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대응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3.2 이통사의 기득권 유지를 위한 횡포
WIPI의 유지는 기존의 WIPI솔루션 업체를 위한 정책이 아님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WIPI의 유지는 결국 기존의 이통사 중심의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뜻에 불과하다. KTF는 WIPI 의무화가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iPhone의 도입을 결국 포기했다. itune의 서비스가 자사의 도시락 서비스와 충돌하며, 이는 크나큰 도전이기 때문이다.(iPhone 도입을 포기한 표면적 이유는 오래된 기종이라서 그런단다. 웃기지도 않네 정말..)
국내 모바일 인터넷의 발전의 저해를 지적한 많은 블로거들이 존재하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통신사업자의 기득권을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은 사용자에게 해외의 질좋은 서비스를 맛보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 개발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예를 들어, Daum이나 Google 지도를 이용하여 mashup을 개발하여 단말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너무나도 많은 단계를 거쳐야만 가능하며, 이윤의 일부를 이통사에게 줘야만 한다. 하지만, 오픈 플랫폼이 적용되면, 그런 불노소득이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3.3 새로운 서비스 개발 및 무한 경쟁
이통사는 기득권 유지 보다는 서비스 프로바이더로서의 새로운 변신을 해야만 한다. 기존의 독점적 플랫폼 제공하는 업계 리더로서의 옛 영광에 빠져있다가는 큰 낭패를 보고 최후를 맞이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해외 최대의 핸드폰 제조사인 노키아가 통합 플랫폼 및 서비스 제공 업체로 변신을 하고 있는 것은 왜일까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봄받아야만 할것이다.
또한, 솔루션 개발 업체들은 개발 역량을 WIPI에서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에서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사용해야만 한다. 또한, 환경이 바뀜을 인식하고 완전히 새로운(기존에 이통사 독점적 서비스과 다른) 서비스를 개발해야 함을 의미한다.
탈피해야 하는 서비스 중에 하나는 벨소리를 포함한 폰테마 서비스이다. 범용 OS에서 과연 폰테마에 과금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웹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맞게 이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요즘 뜨고 있는 LBS나 SNS에 한정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한다.

위기는 기회이다!!